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과 같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때 손쉽게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건기식)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마그네슘, 테아닌, 세인트존스워트 등은 인터넷에서 흔히 권장되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정신건강의학적 치료 관점에서 보면, 영양제나 건기식을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쁜 선택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정을 받은 제품으로, 식품으로 분류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들이 ‘효과(efficacy)’를 입증할 수 없기에 ‘식품’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특정 성분이 질병 치료나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임상 연구를 통해 확실히 입증되었다면, 이미 그 성분은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처방약이나 전문의약품으로 제공되었을 것입니다. 즉, 건기식이라는 분류 자체가 해당 제품이 특정 질환에 치료 효과를 확실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 치료를 위해 흔히 권장되는 테아닌이나 마그네슘의 경우, 일부 소규모의 부정확한 연구에서 기분 개선 효과가 보고되었으나, 이러한 결과들은 대규모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RCT)를 통해 확인되질 않았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그것이 즉각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임상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수백 명 이상의 대상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설계를 통해 반복 검증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또한, 질병 치료 목적으로 건기식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제대로 된 의학적 치료를 받는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은 전문적인 진단과 적절한 치료 계획이 필수적입니다. 효과의 입증이 불가능한 영양제에 기대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증상이 악화되거나 만성화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실제 의약품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의 가장 큰 차이는 “효과와 안전성의 입증 여부”입니다. 건기식은 말 그대로 효과 입증에 실패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식품”이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 아닙니 다.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느낄 때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건강을 위해 비타민이나 미네랄 보충을 원한다면 식생활 개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만약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적인 정신과 상담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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